사회 문화
아가는 예뻐 로스 세타스 - 국가가 키운 특수부대, 세계 최악의 마약 카르텔이 되다
2026-05-17 16:35 | 댓글 : 0

영화나 드라마에서 군인들이 범죄 조직이랑 싸우는 장면 본 적 있죠? 

보통은 정의로운 군대가 나쁜 범죄 조직을 소탕하면서 끝이 나잖아요. 

그런데 만약, 국가에서 엄청난 돈을 들여 키워낸 최고의 엘리트 특수부대원들이 통째로 마약 카르텔의 용병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 이야기 주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하지만 멕시코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범죄 조직, ‘로스 세타스(Los Zetas)’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시작: 괴물을 잡기 위해 만든 부대, 괴물이 되다


이야기는 1990년대 후반 멕시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멕시코 정부는 반군을 진압하고 마약 조직을 토벌하기 위해 아주 강력한 비밀 무기를 만들었어요. 

바로 ‘GAFE’라는 육군 공수특전대였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특수부대 등 전 세계 내로라하는 곳에서 게릴라전, 고문 기술, 심리전 등 최고 수준의 군사 훈련을 받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죠.

그런데 문제가 생깁니다. 

멕시코 사회 전반에 만연했던 부패와 열악한 군인 처우 때문이었어요. 

"목숨 걸고 싸워봐야 월급은 쥐꼬리만 한데, 저 마약 조직 놈들은 돈을 쓸어 담네?" 이런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 거죠.

이 틈을 타서 당시 거대 마약 조직이었던 ‘걸프 카르텔’의 보스가 엄청난 제안을 합니다. 

"야, 군대 때려치우고 내 밑으로 와라. 돈은 원하는 만큼 줄게."

결국 아르투로 구스만이라는 장교를 시작으로, 이 특수부대원 30여 명이 통째로 탈영해 걸프 카르텔의 '개인 경호대 겸 암살단'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구스만 장교의 무전 호출 부호가 'Z1'이었는데, 여기서 그 악명 높은 이름 ‘로스 세타스(Los Zetas, Z들)’가 탄생하게 됩니다.



2. 전성기: 깡패들의 판에 '프로 군인'이 등판하다


로스 세타스가 범죄 세계에 등장하면서, 멕시코 마약 전쟁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뀝니다. 

그전까지 마약 조직원들은 그냥 총 좀 쏠 줄 아는 ‘동네 양아치나 갱스터’ 수준이었거든요. 

그런데 헬기를 타고, 야간 투시경을 쓰고, 군대식 전술로 무장한 ‘프로 군인’들이 나타난 겁니다.

이들은 철저하게 동선을 숨기고, 매복과 저격을 하고, 심지어 군대식 심리전까지 펼쳤습니다. 

다른 마약 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이 처음에 이들을 만만하게 보고 덤볐다가, 그야말로 탈탈 털리고 도망치기 바빴죠.

게다가 이들은 자신들의 세력을 빠르게 키우기 위해 ‘공포 마케팅’을 썼습니다. 

자신들에게 대항하는 조직원, 경찰, 심지어 언론인까지 잔인하게 고문하고 참수해 인터넷에 영상을 올렸어요. 

"우리한테 덤비면 이렇게 된다"는 걸 보여주려고 군대에서 배운 기술을 악용한 거죠. 

미국 정부가 이들을 두고 "멕시코 역사상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하고 폭력적인 조직"이라고 평가했을 정도였습니다.



3. 독립과 내분: 꼬리가 몸통을 흔들다


돈과 권력을 쥐게 된 로스 세타스는 점차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가 싸움은 다 하는데, 왜 걸프 카르텔 밑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하지?"

결국 2010년, 이들은 자신들을 고용했던 걸프 카르텔을 배신하고 완전히 독립 선언을 합니다. 

고용주였던 걸프 카르텔 입장에서는 황당하죠. 

자기를 지켜달라고 돈 주고 데려온 용병들이 이제 자기 밥그릇을 뺏으러 온 거니까요. 

이때부터 멕시코는 내전을 방불케 하는 피비린내 나는 마약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집니다.

하지만 이들의 전성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적들도 진화했습니다. 

시날로아 같은 라이벌 조직들이 "아, 양아치들로는 프로 군인을 못 이기는구나" 깨닫고, 자기들도 돈을 쏟아부어 전직 군인과 용병들을 고용하기 시작한 겁니다. 

무장 수준이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 상향 평준화가 되면서 로스 세타스의 독점적 우위가 사라진 거죠.


둘째, 너무 잔인해서 모두의 공공의 적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만행에 분노한 멕시코 정부가 군대를 총동원해 소탕 작전을 벌였고, 결국 '처형자'라고 불리던 잔혹한 두목 에리베르토 라스카노가 2012년 군과의 총격전 끝에 사살당합니다.


재미있는 건, 이 두목이 죽자 조직 내부에서 2인자 파벌과 기존 파벌 사이에 엄청난 내분이 일어났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장례식장에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두목의 시신을 훔쳐 달아나는 황당한 사건까지 벌어졌어요. 수뇌부들이 줄줄이 죽거나 체포되면서 조직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4. 결말과 교훈: 쪼개진 파벌들, 그리고 남은 상처


현재 로스 세타스는 예전처럼 거대한 하나의 조직이 아닙니다. 

여러 개의 작은 파벌(전통파, 북동부 카르텔 등)로 쪼개져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죠. 

최근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웃긴 건, 이제 세력이 약해지니까 생존을 위해서 주민들에게 식료품을 나눠주는 등 뒤늦게 착한 척(?) 유화책을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로스 세타스는 역사 속으로 저물어가고 있지만, 이들이 멕시코에 남긴 상처는 너무나 큽니다. 

이들이 범죄 세계에 군대식 시스템과 잔혹성을 도입하는 바람에, 다른 카르텔들도 덩달아 잔인해졌거든요. 

괴물을 막기 위해 국가가 세금으로 만든 특수부대가, 결국 통제력을 잃고 사회를 파괴하는 가장 끔찍한 괴물이 되어버린 비극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직이 아무리 강력한 기술과 힘을 가졌더라도, 정의와 도덕성 같은 통제 장치가 사라지면 얼마나 괴물처럼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였습니다




https://smallwarsjournal.com/2025/02/26/using-special-operations-forces-to-counter-mexican-cartels-an-irregular-analysis/

https://home.treasury.gov/news/press-releases/sb0219

https://www.armyupress.army.mil/Journals/Military-Review/English-Edition-Archives/July-August-2018/Ellis-Mexico/

https://www.hstoday.us/featured/perspective-5-ways-military-action-against-mexican-cartels-could-endanger-the-u-s-hom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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