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는 무능하다 전쟁 대비를 제대로 못했다." 라고들 합니다.
전쟁을 당한 입장에서 초반 속수무책으로 당함으로써 선조의 무능이 드러납니다.
이건 선조의 무능이라기 보다는 조선이라는 나라의 무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이란 나라는 애초에 완전한 매뉴얼 국가로써 왕조차도 메뉴얼의 정점입니다.
조선의 왕은 지배자, 통치자 라기 보다는 메뉴얼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전형적인 공무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이란 특별하고도 이질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메뉴얼대로 처리할 수 밖에 없고
메뉴얼을 벗어나는 특별한 상황에서는 곧바로 바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조는 이 강력한 메뉴얼의 시스템을 벗어나는 특별함을 보여줍니다.
임진왜란은 아주 특별한 영웅을 배출합니다.
모두가 다 아는 그 영웅 바로 이순신이죠.
또한 이순신 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강력한 영웅인 권율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두 인물은 강력한 메뉴얼 사회인 조선이란 나라에선 결코 등장 할 수 없었던 사람들입니다.
이순신, 단 몇달만에 7계급을 진급하고, 권율 역시도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진급을 합니다.
선조에게 발탁되기 전까진 둘 다 아무것도 아닌 인물들이였음에도 말이죠.
물론 선조의 이 인사 결정은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조는
조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속에서 두번 다시 일어나지도 않았고, 그 이전에도 없었던 막강한(비 상식적인) 인사 결정을 질러버립니다.
그리고 그 인사 결정은 조선이란 나라를 살리고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결정타가 되죠.
선조가 과연 무능했는가? 절대 아니죠.
조선이라는 배경 환경 속에서, 선조 만큼 유능하게 전쟁 준비를 하기도 힘들었을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조의 비굴하고 무능함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선조 정도의 무능함, 비굴함은 어느 왕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굳이 들춰내지 않았서 그런거지요.
한국 사람들이 흔히 하는 관용구적인 문장이 있습니다.
"모두가 다 공과가 있는것 아니냐!"
네! 선조도 마찬가지인거죠.
조선이란 막강한 메뉴얼 사회의 규칙을 왕의 권력으로 밀어붙였던 파워 있던 왕이였습니다.
이건 인정해 주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