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화
브라우니 사비니의 여인들
2025-09-09 23:55 | 댓글 : 2

1799년 자크 루이 다비드의 「사비니의 여인들」은 고대 로마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그려낸 역사화입니다.

빠르게 성장했던 로마는 여자가 부족하여 근처에 있던 사비니 부족의 여성을 강탈하기로 합니다.

먼저 사비니족을 초청하여 잔치를 벌여 잘 대접해 줍니다, 이후 사비니족의 초청에 응하면서 작전을 펼칩니다.

잔치후 술에 취한 사비니족을 제압한 후 그 부족의 여인들을 납치합니다.

바로 반격이 불가능한 사비니족은 약 2년간의 준비 끝에 복수를 위해 로마로 쳐들어 갑니다.

이미 로마 남성과 가정을 이루고 아이까지 낳은 사비니의 여인들이 전장 한가운데 뛰어들어 싸움을 중재하는 모습이 묘사돼 있습니다. 

중앙에 양팔을 벌리고 선 여성은 로물루스의 아내가 된 사비니 여인 헤르실리아, 한쪽에는 그녀의 아버지인 사비니족 지도자 타티우스가 있고, 다른 쪽에는 남편 로물루스가 있습니다.

저 여인들의 입장에선 남편과 처가집의 가족전쟁이였습니다.

로마의 첫단추였던 사비니족과의 관계는 바로 인척 관계였던것죠. 

이후 로마 왕국의 2~5대 왕은 사비니족 출신이였습니다.

사비니족이 사례가 되어 다른 민족과의 합병 관계에서 새로 로마에 들어온 민족들에게도 모든 권리를 열어주면서

로마의 정신은 관용/포용이 되었습니다.



작가인 자크 루이 다비드가 이 주제를 택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왕당파, 반혁명파, 우리편이 아닌 자들을 단두대로 보내버리고, 타협과 화합 따위는 없는 극단의 끝을 달리던 프랑스 혁명

그 시기에 대한 자기 성찰과, 사회적 메시지를 「사비니의 여인들」을 통해 화폭에 담았습니다.

다비드는 혁명기동안 극렬한 혁명파로 활동했고, 독재의 몰락 뒤 감옥에 수감된 경험을 했습니다.

혼란과 피비린내나는 투쟁이 계속되던 현실 속에서, 옛 로마 신화의 '화해의 순간'을 그려 조국 프랑스도 갈등을 딛고 “화해와 관용”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를 바랐습니다.

이전의 역사화에서는 영웅적 희생과 충성을 강조했다면, 이 작품에서는 자기 과거에 대한 반성과 '화해'로의 가치 변화를 드러냅니다.

그림의 겉모습은 양 진영의 극적인 중재와 화해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다비드는 여전히 자신이 믿는 정치적 입장(혁명 세력)에 힘을 실고 있습니다.

화면의 구도와 상징(성채가 바스티유 감옥을 닮았다든지, 자유의 모자를 쓴 인물)은 프랑스 혁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나폴레옹의 출현을 암시하는 정치적 함의도 내포합니다.

역사 속에서 사비니 여인들의 용기로 양 진영이 화합했듯, 다비드는 프랑스 또한 더 큰 사회적 연대와 단합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처럼 「사비니의 여인들」은 고전 신화의 탈을 쓴 시대적, 정치적 선언이자 다비드 스스로와 조국을 향한 화해와 변혁의 상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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