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역사
시이저 코카서스 지역에서의 신 그레이트 게임
2025-07-19 16:33 | 댓글 : 2

1. 배경: 코카서스 지역의 '신 그레이트 게임'



코카서스 지역은 소련 붕괴 후 지정학적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영향력 축소와 함께 튀르키예, 서방 세력이 영향력 확대 시도 하고 있습니다.

카스피해는 석유·가스 자원 연결 통로이자 이란, 러시아, 중국을 거치지 않고 중앙아시아로 접근하는 통로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운송망 장악을 위한 중국, 러시아, 서방 세력의 치열한 경쟁 지역입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강력한 자원력을 가지고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에 싸여 있어 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힘듭니다, 그런 영향력을 회피할 수 있는 지역이 카스피해를 통한 교류입니다.)


서방 영향력 강화시 러시아의 남진 계획과 이란-러시아 교류에 타격을 예상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영향력 약화는 곧 러시아 힘의 약화를 의미하며, 서구 세력은 소련 붕괴 후 지속적으로 활동 하고 있습니다.

코카서스 지역의 갈등 심화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합니다.

러시아-아제르바이잔 긴장 고조는 전쟁 위험성을 높이며, 코카서스 지역의 지정학적, 지경학적 중요성과 양 진영의 경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2. 코카서스 지역의 역사와 민족 구성


2.1. 역사적 배경

코카서스는 고대로부터 다양한 문명이 뒤섞이고 제국 간 충돌이 일어났던 경쟁적 지형이자 독특한 문화의 교차로였습니다.

약 8천 년 전 와인 양조 흔적이 발견될 정도로 유구한 고유 문화가 발전한 지역입니다.

역사적으로 우라르트 왕국, 홀키스 왕국, 갑스 이베리아, 갑스 알바니아 등 여러 왕국 번성하였습니다.

남코카서스는 역사적으로 이란 세계의 일부로 간주되었으며, 페르시아 제국들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로마, 비잔티움, 아랍, 셀주크 튀르크, 몽골 등 외부 세력의 끊임없는 침략과 경쟁 지역이였습니다.

이러한 역사는 코카서스 민족 문화에 깊은 흔적을 남겼고, 기독교와 이슬람 전파의 통로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2.2. 민족 구성

코카서스는 '언어의 산'이라 불릴 만큼 50개가 넘는 민족이 4개 주요 어족에 속하는 언어를 사용합니다.

주요 민족은 토착 코카서스 민족, 인도-유럽 어족 민족, 튀르크계 민족으로 구분 됩니다.


토착 코카서스 민족:

남카스어: 조지아인, 밍그렐리아인, 라즈인, 스반인 (주로 조지아 분포)

북서 카프카스어: 아파스인, 아바자인, 체르케스인

북동 카프카스 어족: 체첸인, 인구시인, 아바르인, 다르기인, 레즈긴인 (주로 러시아 다게스탄 공화국 거주)

인도-유럽 어족 민족: 아르메니아인: 독자적인 분파 형성, 기원전 1000년경 아나톨리아에서 남코카서스로 이주

이란계 민족: 고대 알라닌의 후손인 오세트인, 탈리시인, 타트인 

슬라브족: 러시아 제국 및 소련 시대 이주해 온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 

튀르크계 민족:

아제르바이잔인: 최대 튀르크계 민족, 11세기 시르다리아강 주변 초원지대에서 이동해 온 오구즈 튀르크족의 후예 (돌궐의 후예)

튀르키예와 한국은 돌궐과 고구려의 군사 동맹 역사로 인해 '형제의 나라'로 불립니다.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 및 중앙아시아 튀르크계 국가들과의 동질성을 강조하며 범튀르크주의를 내세워 영향력 확대 시도 

튀르크 국가 기구(OTS)를 통해 튀르크 세계 통합 추진, 헝가리도 참여

에르도안은 아제르바이잔을 '한 민족 두 국가'라고 부르며 경제적, 군사적 지원 아끼지 않음



3. 아제르바이잔과 주변국 관계


3.1. 이란과의 관계

이란 북서부에는 1천만 명 이상의 아제르바이잔계 인구가 거주 (이란 전체 인구의 15~20% 추정)

이란 내 아제르바이잔계는 정치적 위상이 높으며, 이란 권력 구조 최상부까지 진출 하고 있습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현 대통령 마스우드 페제시키안 모두 아제르바이잔계 입니다.

이란 국회(마젤리스) 290석 중 아제르바이잔계 인구가 많은 북서부 4개 주에 배정된 44석 대부분을 아제르바이잔계가 차지 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이란의 아제르바이잔계는 바자르 상권을 장악, 테헤란 그랜드 바자르 등 주요 도시 상권 주도 하고 있습니다.

이란과 아제르바이잔 모두 시아파 이슬람 국가 (아제르바이잔 인구의 65~85%가 시아파)

아제르바이잔은 이란보다 튀르키예에 더 우호적이며, 이란의 최대 적국인 이스라엘과 군사적, 경제적으로 밀접한 협력 관계 유지 하고 있습니다.




3.2. 이스라엘과의 관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일함 알리예프는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빙산의 일각'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은밀한 협력 시사 했습니다.


경제적 공생 관계:

아제르바이잔은 이스라엘의 주요 석유 공급원 (연간 소비량의 30~40% 공급)

바쿠-트빌리시-제이한(BTC) 파이프라인을 통해 지중해로 석유 운송, 이스라엘 하이파항으로 운반 하고 있습니다.

BTC 파이프라인은 러시아와 이란을 우회하여 이스라엘의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에 중요한 전략적 자산입니다.

아제르바이잔 국영 회사 소카(SOCAR)는 이스라엘 타마르 가스전 지분 인수 및 레비아탄 가스전 인근 해상 광구 탐사권 확보로 경제적 상호 의존성 증대 되고 있습니다.


전략적 협력:

이스라엘은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아제르바이잔을 최초로 공식 승인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 수 있는 아제르바이잔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접근 하였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와 이란 사이에서 독자적인 외교 구축 및 균형 유지를 위한 필수적 선택 이였습니다.

양국 간 거래는 단순 무역을 넘어 에너지와 무기 교환의 특징도 갖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아제르바이잔은 이스라엘에 14억 달러 수출 (13억 9천만 달러가 원유), 이스라엘은 아제르바이잔에 1억 5천1백만 달러 수출 (무기, 항공기 부품 등 첨단 기술 제품)

농업, 수자원 관리, 사이버 안보, 교육 등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로 협력이 확장 되고 있습니다.


군사적 협력:

양국 전략적 파트너십의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축으로, 단순 무기 거래를 넘어 군사 교류, 전술 전수, 방위 산업 협력, 역내 힘의 균형을 바꾸는 동맹 관계로 발전 하고 있습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2016~2020년 아제르바이잔의 재래식 무기 수입 중 이스라엘 비중 69%나 차지 하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은 인도에 이어 이스라엘의 두 번째 큰 무기 구매 고객 (이스라엘 전체 무기 수출의 9.1% 차지) 입니다.

이스라엘이 제공한 무기는 2020년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에서 전세를 완전히 바꿨습니다.

아제르바이잔 영토 내 아르메니아인 거주 지역으로, 소련 붕괴 후 아르메니아와의 통합 결의로 민족 갈등 비화 되었습니다.

아르메니아 지원을 받은 아르메니아군이 나고르노-카라바흐 및 주변 7개 아제르바이잔 행정 구역 장악, 20년간 분쟁 동결되어 있었습니다.

2020년 44일간의 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의 압도적 승리 하였습니다.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드론이 전투의 주력 무기로 투입되어 아르메니아 방공망과 지상군 압도 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바라크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아르메니아가 발사한 러시아 이스칸데르 탄도 미사일 요격해 버렸습니다.

이 전쟁은 이스라엘 군사 기술의 효과성을 검증하는 실전 실험장이자 쇼룸 역할, 아제르바이잔의 이스라엘에 대한 의존도 극적으로 높이게 되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의 이스라엘 무기 및 군사 기술 의존도는 향후 수십 년간 양국 전략 동맹을 공고히 할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이란은 적국의 군사 기술과 무기가 국경 인근에 배치되는 아제르바이잔의 행보를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이스라엘 우주항공 기술협력 조약식]



4.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갈등 심화


4.1. 러시아의 코카서스 정책과 영향력 약화

소련 붕괴 후 러시아는 코카서스를 자국의 전통적 영향권(가까운 해외)으로 간주, 외부 세력 영향력 제한 및 전략적 이익 수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압하지아, 남오세티아 등 동결된 분쟁 지역에서 중재자 역할 자처, 평화 유지군 주둔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 하고 있습니다.

집단 안보 조약 기구(CSTO)를 통해 러시아의 안보 리더십을 제도화 하려 시도했으나,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으로 CSTO 구상 크게 훼손 되었습니다.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에 무기를 공급하면서도 아제르바이잔과 친화적 태도 유지하려 합니다.

2020년 전쟁 이후 아제르바이잔의 힘이 커지고 러시아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아제르바이잔은 더욱 독자적이고 단호한 태도 보이게 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코카서스에서 러시아 패권 눈에 띄게 약화 되었고, 힘의 공백을 초래 하였습니다.

2020년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은 중요한 전환점: 러시아가 휴전을 중재했음에도 동맹국 아르메니아가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지원을 받은 아제르바이잔에 패배 하였습니다.

러시아의 무대응과 평화 유지군 철수로 카라바흐 아르메니아인에 대한 러시아의 안보 제공자 역할은 종료 되고, 아르메니아의 러시아 신뢰는 붕괴 되었습니다.

아르메니아는 적극적으로 서방으로 선회,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와 직접적인 긴장 유발할 정도로 독립적이고 단호하게 행동 하고 있습니다.

튀르키예와 서방은 이 틈을 타 러시아의 약한 고리인 코카서스 지역 파고들기 시작 하고 있습니다.

푸틴은 영향력 관리를 위해 2024년 8월 바쿠 방문, 알리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가졌습니다.

회담 후 알리예프는 서방과 러시아 간 등거리 외교를 펼치는 듯한 모습 보이게 됩니다.



4.2. 여객기 격추 사건과 관계 냉각

2024년 12월, 바쿠를 출발해 체첸 그로즈니로 향하던 아제르바이잔 여객기가 추락, 38명 사망 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드론 방어를 위해 GPS 전파 교란 중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오인, 체첸 그로즈니에서 발사된 대공 미사일에 격추된 것으로 추정 하고 있습니다.

초기 러시아는 조류 충돌 주장했으나, 2024년 12월 푸틴이 알리예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습니다.

푸틴의 사과는 전례 없는 일로 사태의 심각성 인지 의미, 그러나 직접적인 사고 책임 인정보다는 러시아 영공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에 대한 사과였습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드론 대응을 위한 러시아 방공망 가동 인정했지만, 러시아 미사일이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직접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푸틴의 계산된 사과는 아제르바이잔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하고 오히려 큰 반발 초래 하게 됩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푸틴의 사과를 '반쪽짜리 사과'로 비판하며 사건 은폐 시도 강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알리예프의 즉각적인 대응은 코카서스에서 아제르바이잔의 위상 변화 상징합니다.

러시아의 영향력 약화와 튀르키예, 이스라엘 지원으로 아제르바이잔이 부상하는 가운데, 여객기 격추 사건을 계기로 양국 관계 급격히 냉각됩니다.

2025년 1월, 알리예프 대통령은 CIS 정상회의 참석 중 여객기 격추 사실을 듣고 급히 귀국, CIS 주도 조사 제안 거부, 그로즈니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 합니다.

2025년 2월, 아제르바이잔은 바쿠의 러시아 정부 지원 문화 센터 '러시안 하우스' 폐쇄 하였습니다.

5월 러시아 최대 행사인 전승 기념일 퍼레이드에 알리예프 대통령 불참 (양국 관계에서 전례 없는 사건, 푸틴에게 노골적으로 반기 든 것으로 해석) 하였습니다.

6월, 러시아 연방 보안국이 예카테린부르크 거주 아제르바이잔계 주민 급습, 2명 구금 중 사망 사건 발생, 위기 극적으로 고조 되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은 사망 사건을 '초법적 살인'으로 규탄, 러시아 부총리 아제르바이잔 방문 취소, 러시아 국영 매체 스푸트니크 바쿠 사무실 급습, FSB 요원으로 의심되는 러시아 기자 체포 하게 됩니다.

이는 알리예프가 러시아와 직접적인 대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 되고 있습니다.



5. 코카서스 지역의 지정학적 중요성


코카서스 지역에서 아제르바이잔의 부상은 서방의 오랜 기간 동안의 관리에 의해 비롯된 것입니다.

(심지어 이런 관리는 19세기부터 시작됨)

코카서스는 러시아의 약한 고리 중 하나이자 러시아의 전후 남진 전략의 주요 거점입니다.

특히 카스피해와 접한 아제르바이잔의 바쿠는 남북 국제 운송 회랑의 핵심 허브 입니다.

(거기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출구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바쿠를 둘러싼 헤게모니 장악 여부에 따라 이 지역뿐 아니라 중동과 남아시아 패권의 향방이 달라집니다.

서방, 튀르키예, 러시아, 이란이 이 헤게모니 싸움의 당사자이며, 아제르바이잔은 지정학적 지위를 이용해 영향력 강화 시도 하고 있습니다.

코카서스에서 새로운 '그레이트 게임'이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에너지 파이프라인과 운송 회랑을 둘러싼 양 진영 간 헤게모니 싸움이 치열합니다.

이 헤게모니 싸움의 결과가 장기적으로 러시아의 힘이 약화 될 지 유지 될 지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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